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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 학 생 활』/+ 책읽기 연습중...

세상에서 가장 좁은 어깨, 세상에서 가장 갸날픈 어깨..

오늘은 책을 읽고 쓰는 것이 아니라, 어젯밤 내가 겪었던 일을 쓰려고 한다.
대대장님이 12월 말에 새로 취임을 하셨다. 얼마전에 취임하신 대대장님과 함께 오늘 저녁 7시에 교회에서 예배도 드리며, 좋은 말씀을 나눌사람을
각 분대에서 뽑으라고 했었다. 가위바위보를 해서 내가 가기로 결정이 되었다.
하루 일과를 끝 마치고 저녁에 책도 좀 읽으면서 쉬고 싶었는데 억지로 교회에 가서 드릴줄도 모르는 예배를 드리며 멀뚱멀뚱 앉아 있어야 해서 가기 싫었다.
억지로 가게 되어서 꿍하게 앉아 있었다. 사람도 몇명 없는 부대안에 있는 교회에 왠 여자가 10살 쯤 되어보이는 남자아이와 5살쯤 되어보이는 여자아이를 데리고 앉아 있었다.
성가를 부르며 앉아있는데 대대장님께서 들어오셨다. 우리 대대에서 가장 높으신 분이며 모든 권력, 권한은 다 가지신 분이지만 그런 대대장님을 본 아이들을
"아빠다 ~ "하며 아빠품에 안기는 것이었다. 대대장님을 뒤돌아 서서 바라보는 여자는 대대장님 부인이었다.
그날은 대대장이 아닌 예배를 드리는 평범한 한 사람이었다. 아니 한 가정을 책임지는 든든한 아빠였다.
아이들이 아빠를 그렇게 좋아하고 아빠품에 안길려고 하는 모습을 보니 대대장님이 얼마나 좋으신 분인지 알 것 같았다.
뒤에 앉아서 대대장님 가족들 뒷모습을 바라 보고있었다.
아빠어깨에 기댄 아들과 아빠 팔을 잡고서 웃고있는 딸.. 그리고 대대장님과 함께 예배드리는 사모님..
정말 행복해 보이는 가족 같았다.
아이들에게 두 어깨를 내어준 대대장님의 뒷모습은 너무나 갸날퍼 보였고, 좁아 보였다.

아빠가 많이 생각이 났었다. 그날은 엄마보다 아빠가 더 보고 싶었다.
저녁에 아빠한테 전화를 했다. 엄마랑 둘이서 저녁밥을 먹고 있었다. 아들 전화에 엄청 반가워 하는 아빠..
왜 엄마한테는 매주 전화하면서 아빠한테는 1 ~ 2달에 한번씩 전화하냐며 장난스런 말투로 섭섭한 마음을 전하는 아빠였다.
난 또 아빠 목소리를 듣자마자 까칠하게, 시큰둥하게 대답하고 말았다.
이게 아닌데, 원래는 이렇게 대답하려고 전화 한게 아닌데 나도 모르게 짜증내는 목소리로 대답하고 말았다.
그렇게 원래의 취지와는 다르게 무뚝뚝하게 대답만하고 전화를 빨리 끊어 버렸다.

그래도 아빠는 알까? 내가 어렸을때 매일 혼 내는 엄마보다 항상 내 편을 들어주었던 자상했던 아빠를 더 좋아했다는 것을?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고 사랑하는 사람이 아빠라는 것을 우리 아빠는 알고 있을까?
그래도.. 아빠한테는 사랑한다는 말을 못 꺼내겠다. 왜그런지는 나도 모르겠다.
하지만, 언젠가는 용기내어서 말할것이다.

가슴아픈일 많아도, 슬픈일 많아도, 힘든일 많아도 내 앞에선 늘 강한척, 아무일 없는 척 하는 아빠한테..
가장 존경한다고, 가장 사랑한다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