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대 학 생 활』/+ 책읽기 연습중...

냉정과 열정사이 - 에쿠니 가오리



에쿠니 가오리 - 냉정과 열정사이

"봄은 출발의 계정이에요. 만남과 헤어짐의, 그리고 출발의...."


인간의 감정중에 가장 충동적이고.. 감성적이며.. 행복과 슬픔이 함께있는.. 삶과 죽음이 손을 꼭 잡고있는 것이 '사랑'이라는걸까?
그동안 책들을 읽으며 이제 머리도 식힐겸 간단하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을 고를려고 했다.
그냥 눈에 잘 띄지 않았지만.. 손에 잡혔던 책이 냉정과 열정사이이다.. (이 책을 읽은 사람이 꽤 많았다, 영화로도..!!)


글속의 주인공인 아오이는 일본인이다. 하지만 밀라노에 살고있는.. 그리고 보석 가게에서 일을하는.. 거기서 마빈이라는 근사한 남자를만나게 되어 '사랑'에 빠진다. 그리고 둘은 늘 함께 한다..
마빈은 정말 자상하고, 관대하며.. 차분하다.. 그리고 아오이를 위한 베려를 하는 신사적이며

아이오를 정말 많이 사랑한다는 것을 느낄수 있었다.


그런 마빈과 생활하는 아오이는 행복한 날을 보내고 있는것 같지만

그녀의 마음속에서 아오이를 괴롭히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을.. 책의 전반에서 알수있었다.
행복이라는 껍데기 속에서.. 아오이는 어쩌면 불안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아가타 준세이는, 내 인생에서 절대로 사라지지 않는 터무니 없는 무엇이다. 그리고 그와 나 사이에 있었던 일은 먼 옜날 학생 시절의 사랑으로 끝나지 않는 무엇이다.」


사랑을 하고.. 헤어지는데 많은 이유가 있을 수도 있다. 아니, 어쩌면 이유가 너무 많아서 없는 것일 수도 있다.
그 사랑이 그냥 딱, 거기 까지였을 수도.. 더도 말고 덜도 아닌.. 딱 그정도.

아오이는 과거에 있었던 시간들.. 추억들.. 기억들.. 상처들.. 그리고 쥰세이....
그것들을 잊으려, 지우려 현실을 붙잡아 매려하지만.. 평생 지워지지 않을 메모리들에.. 현실과 과거를 왔다갔다한다.


「앙티크 보석을 이야기를 갖고 있다. 나는 그 이야기들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 새로운 보석을 만들어 내는 알베르트의 감각과 그 질을 인정하지만, 아직 이야기를 갖고 있지 않은 그 물건들은 내게는 그저 상품에 지나지 않는다. 보석이 갖는 이야기, 사랑받은 여자의, 그리고 사랑받지 못 한 여자의....」


이 이야기에서 아오이는 우연히 보석 가게에서 일을 하게 된 것이 아니다. 어쩌면 글쓴이는 아오이를 앙티크 보석에 비유하려 했던게 아닐까? 많은 역사와 이야기를 담으며.. 많은 시간들을 새기며.. 색을 점자 잃어 가지만, 그 가치는 오히려 더욱 아름답게 빛나는.... 사랑했던 마빈.. 그리고 쥰세이..

5월 25일 아오이는 생일날 약속을 모두 미룬다..


「우리의 일생은 다른 곳에서 시작 됐지만, 반드시 같은 장소에서 끝날 것이라고,」
, 「이미 지난 일이란 것을 알고 있다. 약속은, 우리가 행복했던 시절의 추억에 지나지 않는다.」


아오이는 생일날 주위의 모든 것들을 그날의 시간에서 밀어냈다.


「10년후, 5월이란 말이지. 그떄는 벌써 21세기네.」


아오이는 준세이가 이미 지난 약속들.. 잊어버린 약속들이라 생각했던 피렌체 두오모에 오르는일.. 그때부터 10년후 5월 25일.. 아오이는 혼자 두모오에 오른다.. 무모하지만 아오이의 마음과 행동이 이해가 되었다.. 그리움과는 또 다른 무엇이 아오이를 거기로 이끈다는 것을..


「일을 정리했다. 차근차근 일을 정리했다. 차근차근, 하나씩, 쥰세이를 향하여.」..
「아무런 주저도 없었다. 그떄 이미 마음이 정해져 있었다. 알베르토의 공방에서, 아침 햇살속에서, 나는 그저 인정하기만 하면 되었다. 피렌체에 간다는 것을. 두오모를 오른다는 것을, 쥰세이와 나는 약속을 한시도 잊이 않았다는 것을.」


그리고.. 거기서 정말 쥰세이와의 극적인 만남.. 만나지 못할거라 생각했고, 서로가 잊었을 거라 생각했던.. 그리고 비현실감속에서의 현실..


「10년전. 그 시간이 한 줌 보잘 것 없는 덩어리 처럼 느껴졌다. 옆으로 비켜 놓으면, 없었던 것 처럼 될 것 같았다. 10년, 하지만 동시에, 현기증이 일 만큼 긴 세월이란 생각도 들었다.」


「말도, 기억도 닿지 않는 장소에 있었다. 둘만의 장소에. 밀라노도, 마빈도, 내가 모르는 쥰세이의 10년도 쫓아오지 못한 장소에」


정말.. 글에서 처럼 자신의 전 존재로 서로에게 부딪치는, 과거도 미래도 미련없이 던지는 그런 사랑.. 그런 사람을 만날 수 있을까?
그리고 누군가를 가슴속 한 구석에 묻고 산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것인지;;
시간을, 기억을, 추억을 지우는 기계가 있다면..? 시간을 되돌릴수 있다면 이런 후회는 하지 않을까..? 아마 똑같이 후회하고 아파하고.. 그러면서도 사랑할 것 같다. 글을 읽으면서도 나는 둘의 입장을 마치 나 자신의 일처럼 느낄수 있었다.
남자로서의 마빈을.. 그리고 글을 읽는 독자로서 주인공인 아오이를.. 그리고 쥰세이를.. 모두를 알 수 있었지만.. 이들에게 답이란 없는것 같다.. 누군가를 후회없이 모든걸 다 바쳐 사랑했다면.. 그만큼 미련도, 후회도 적다고 했던가..?

근데 왜 잊이 못하고 다른 사람 품에서도 생각이 날까.. 쉽게 잊혀지지 않음이란 괴롭고 슬프다.. 때론 고맙다.. 모를뻔 했던 소중한 시간들과 추억들을 남기게 해주었으니.. 사랑하는 것만 알았겠지.. 사랑받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지 모를뻔 했으니..

냉정과 열정사이.. 사랑에 있어서는 언제 냉정해야되고, 어떨때 열정이 있어야 하는가..?
그 선이란 있을까?;;
모든걸 다 주어도 마음이 가지 않는 것이 있고..
마음이 가도 모든 것이 반갑지 않은.. 이상한 감정..


「"제가 그 아파트에서 나온것은..." 이라고 나는 말했다.
"거기는 내가 있을 곳이 아니라고 생각해서에요. 일본에 제가 있을 곳이 없었던 것처럼요." ...
"아오이" 페데리카 방은 기묘하다. 반 전체가 페데리카 같다.
"네?" 담배를 낀 속가락에, 오늘도 남편한테 선물받은 묘한석 반지를 끼고 있다.
"사람이 있을 곳이란, 누군가의 가슴속 밖에 없는 것이란다."」


「누군가의 가슴속.
비 냄새 나는 싸늘한 공기를 들이키며, 나는 생각한다. 나는 누구의 가슴속에 있는 것일까. 그리고 내 마음속에는 누가 있는 것일까.
누가, 있는 것일까.」


「인생이란, 그 사람이 있는 장소에서 성립하는 것이란 단순한 사실과,
마음이란, 늘 그 사람이 있고 싶어하는 장소에 있는 법이란 또 하나의 단순한 사실..」